▲ 전용기에서 기자간담회 하는 윤석열 대통령2022년 6월 30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뒤 귀국길에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들은 10일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때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긴급 공동성명을 내고 "헌법이 규정한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대통령실이 권력 비판을 이유로 특정 언론사에 대해 취재 제한 및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탄압이자 폭력"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반헌법적이고, 반역사적인 취재 제한 조치를 즉시 취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공동 성명에는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여성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을 포함해 언론계 8개 단체가 참여했다.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는 따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권력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특정 언론사의 전용기 탑승을 막은 것은 언론자유를 명백히 탄압하는 것"이라며 전용기 이용 비용은 각 언론사 부담이라는 점을 거론하고서 "마치 국민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특혜인 양 착각하는 대통령실의 부정확한 사고를 지적한다"고 논평했다.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이사회는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것이 "내외신 모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번 조치를 우려하며 지켜보고 있다는 취지로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폭거를 언론 스스로 막지 않는다면, 그 부메랑은 고스란히 언론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MBC 탑승 불허를 취소하지 않는다면, 다른 언론 역시 전용기 탑승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첫 동남아 순방을 위한 출발을 이틀 앞둔 9일 MBC의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에게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조치가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된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MBC는 "특정 언론사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는 군사독재 시대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일"이라며 "탑승 거부가 언론 자유를 심각히 제약하는 행위"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이번 조치가 "공공재산을 사유재산처럼 인식하는 등 공적 영역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며 "모든 방법을 동원, 현장에서 취재와 보도를 충실히 수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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