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출근하는 윤석열 대통령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출입기자단과 정례적으로 진행해온 출근길문답(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했다.

MBC 출입기자가 사흘전 출근길문답에서 '전용기 탑승 배제'를 문제삼아 윤 대통령에게 항의성 질문을 하고 대통령실 비서관과 공개 충돌한 사태의 여파에 따른 것이다. 첫 도어스테핑(5월 11일) 이후 194일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분께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에 도착한 다음 곧장 집무실로 향하는 모습이 멀리서 목격됐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 등 내부 정례 회의만 있음에도 평소와 달리 기자들을 만나지 않았다.

평소 출근길문답이 진행되던 1층 로비에는 전날 설치된 가벽에 막혀 윤 대통령의 출근 모습이 직접 노출되지 않았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윤 대통령 출근 직전인 오전 8시54분 언론 공지를 통해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불미스러운 사태'란 지난 18일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 당시 벌어진 일련의 상황을 뜻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당시를 "고성이 오가고 난동에 가까운 행위가 벌어진" 현장이었다고 지적하며 "정당한 취재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사태의 본질이 대통령실 비서관과의 공개 설전이 아닌, 윤 대통령이 문답을 마치고 자리를 뜨는 도중에 질문한 것에 있음도 강조했다.

▲ 출근길 질의응답하는 윤석열 대통령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2.11.18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11일 코로나19 재확산 당시와 지난달 31일부터 일주일간 '이태원 압사 참사'에 따른 국가애도기간에 맞춰 도어스테핑을 일시 중단한 적이 있지만, 언론과의 갈등으로 중단한 것은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MBC에 대한 출입기자 교체 요구나 징계 등이 대통령실 차원의 후속 조치로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실제로 주말인 지난 19일 "해당사 기자에 상응하는 조치를 검토 중에 있다"며 출입기자단 간사단에 운영위 소집, 그리고 출입기자 등록 취소·대통령 기자실 출입정지·출입기자 교체 요구 등을 포함한 '상응 조치'에 대한 의견 제시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사단은 입장문에서 "이번 사안은 전적으로 대통령실과 해당 언론사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판단했다"며 어떠한 의견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대통령실에 전날 오전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MBC 관련 조치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 출입기자실 보도지원을 담당하는 김영태 대외협력비서관(옛 국민소통관장)이 사의를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 비서관이 지난 금요일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고에 대해 도어스테핑 및 그 공간을 책임지는 관리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오늘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MBC와 대통령실간 갈등 국면 속에서 도어스테핑 재개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핵심 관계자는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더 나은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그때 재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실은 전날 MBC TV '스트레이트'에서 역술인 천공이 도어스테핑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내용이 방영되자 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고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이 발언한 데 대해서도 별도 공지를 내고 "무책임한 허위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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