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용산서 정보관 소환…'위험 보고서' 삭제 경위 조사

박희영 용산구청장 부실 대응 의혹 관련 구청 직원 줄소환
해밀톤호텔 대표 출국금지…구청 등과 유착관계 의혹 수사

동방일보 | 기사입력 2022/11/11 [02:40]

특수본, 용산서 정보관 소환…'위험 보고서' 삭제 경위 조사

박희영 용산구청장 부실 대응 의혹 관련 구청 직원 줄소환
해밀톤호텔 대표 출국금지…구청 등과 유착관계 의혹 수사

동방일보 | 입력 : 2022/11/11 [02:40]

▲ 현판 걸린 이태원 사고 특수본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현판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찰청 마포청사 입구에 걸려 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10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 정보과 소속 정보관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참사 사흘 전인 지난달 26일 핼러윈 기간 안전을 우려하는 내용의 정보보고서를 작성한 정보관과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보관은 이미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특수본은 해당 정보관을 상대로 보고서를 작성한 경위와 보고서 파일이 삭제되는 과정에서 부당한 지시나 회유·강압 등이 있었는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은 참사 발생 이후 이 보고서를 사무실 PC에서 삭제하게 하고 이 과정에서 직원들을 회유·종용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증거인멸·업무상 과실치사상)로 용산서 정보과장·계장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박성민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이 보고서 삭제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용산서를 포함한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가입된 메신저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해달라며 박 부장을 수사 의뢰했다. 특수본은 당사자들의 진술을 받은 뒤 박 부장의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이날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관련해 구청 직원들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에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했다는 혐의 등으로 입건돼 수사받고 있다.

 

▲ 굳은 표정의 박희영 용산구청장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특수본은 올해 4월 용산구의회에서 제정한 이른바 '춤 허용 조례'(서울시 용산구 객석에서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의 운영에 관한 조례)와 관련해서도 박 구청장에게 추가로 적용할 혐의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해당 조례는 용산구 일대 일반 음식점에서도 음향시설을 갖추고 손님이 춤을 출 수 있게 허용한 것이다.

 

특수본은 이 조례에 따라 참사 당일 이태원 일대 업소들이 클럽처럼 운영돼 참사 피해가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용산구청에서 재난문자 발송 업무를 담당한 직원도 특수본에서 조사받았다.

 

용산구청이 참사 당일 재난문자를 발송해달라는 정부와 서울시 요구에도 78분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행안부의 '지방자치단체 긴급재난문자 운영 지침'에 따르면 자치구 관내에서 발생한 재난은 해당 자치구에서 안내문자를 보내게 돼 있다.

 

특수본은 서울종합방재센터 소속 직원들도 소환해 소방당국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전반적으로 조사했다.

 

불법 증축으로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 해밀톤호텔 대표이사 A씨는 이날 출국금지됐다.

 

이날까지 입건된 피의자 가운데 출국 금지된 이는 A씨가 유일하다. 특수본은 해밀톤호텔의 불법 증축 건축물과 인명피해의 연관성을 따져보고 있다.

 

해밀톤호텔이 구청으로부터 불법 증축 건축물의 철거 통보를 받고서도 2014년 이후 5억원이 넘는 이행강제금만 내며 버틴 정황이 드러나면서 A씨와 구청 공무원들과의 유착관계 여부도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2020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용산복지재단 이사장을 지냈고, 용산경찰서 경찰발전협의회 위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용산구 기관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용산구청은 특수본 수사가 시작된 이달 7일에야 해밀톤호텔을 포함한 불법 건축물 7곳을 건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뒤늦게 고발해 의혹을 키웠다.

 

특수본은 참사 당일 각시탈을 쓴 두 명이 아보카도 오일을 뿌려 길을 미끄럽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당사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나 현재까지는 특별한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수본은 7일 "해당 인물들(각시탈)이 길에 뿌린 것은 아보카도 오일이 아니라 '짐 빔'이라는 술이었고, 해당 장면이 촬영된 곳도 참사 현장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 좁은 골목길 더 좁게 만든 에어컨 실외기 가벽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9일 이태원 압사 참사가 난 골목길에 인접한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사고발생 골몰길에 맞닿은 해밀톤호텔 서쪽면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가벽.특수본은 확보한 압수물과 현장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해밀톤호텔의 불법 증축 건축물과 인명피해의 연관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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